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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칼럼] 새벽 시간대 폐지 줍는 생계형 노인...복지 사각지대 발굴 나서는 ‘참 선한 구미시 행정’을 보고 싶다

K-문화타임즈 기자 입력 2024.02.22 14:18 수정 2024.02.22 14:25

생존의 벼랑에선 이웃들과 함께 가는 사랑의 공동체 실현은 지자체의 무한 책임
생계형 폐지 노인 발굴, 맞춤형 복지서비스 연계 나선 김천시


[k문화타임즈 발행인 김경홍] 겨울 한파가 살갗을 파고드는 새벽, 굽이치는 오르막길의 리어카가 휘청거렸다. 바람이 몰아치자, 리어카에 실린 종잇장들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가 가라앉았다. 그쪽으로 검은 그림자가 쓰러지듯 달려갔다. 맞은편에서 날아드는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리면서 지나쳤다.
“할머니, 새벽길이 위험해요”
“누가 모르겠습니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린 그것들을 어떻게 키울라구,,,”
더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식당 개업을 한 아들은 코로나19가 몰아치자, 문을 닫았다고 했다. 빚더미 신세가 된 부부는 결국 갈라섰고, 일자리를 구한다고 나간 아들은 1년째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아들 부부가 떠난 자리에는 초등생인 2명의 손자만이 남겨져 있었다.

잠시 한숨을 돌린 ‘구부정 할머니’는 아련하게 서광이 비쳐오는 새벽길에 휘청거렸다. 한 가족의 파탄과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리운 손자들, 그 생의 무게를 리어카 가득 짊어지고 굽잇길에 휘청대는 할머니, 노을 지는 황혼길에서 걸어온 세월을 아련하게 돌아보아야 할 ‘구부정 인생’이 머릿속에 스칠 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는 2022년 1월 말이다.
겨울 새벽 한파에 무너진 ‘구부정 인생’, 마음이 아려온다.

이러한 현상은 구미시에만 한정된 일이 아니다.
새벽 시간대 어둠을 가르는 노인. 휘영청 폐지 더미를 싣고 비탈길을 오르는 노인들. 대부분 폐지 수집으로 근근이 삶을 영위하는 생계형이다. 이들의 어려운 삶을 돕기 위해 김천시가 발 벗고 나섰다. 전국 지자체로는 보기 드문 ‘복지 사각지대’ 찾기다.

이를 위해 3월 말까지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복지 욕구 파악을 통해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와 연계해 폐지 수집 노인의 어려운 삶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지역 내 고물상, 읍면동 담당자와 이통장을 통해 폐지 줍는 노인과의 개별 상담을 진행해 생활 실태, 근로와 복지 욕구 등을 조사하고, 맞춤형 복지서비스 및 노인 일자리로 연계해 나가는 절차를 밟는다는 게 김천시의 방침이다.
구미시도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 새벽길/ 불로그,사람과 삶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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