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 발행인 김경홍] 4.10 구미 총선이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출마예정자들이 춘추전국이다. 숫자로만 보면 구미는 민주주의로부터 축복받은 땅이다. 구미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겠다’는 열혈 정치 지망생들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가.
김윤환· 박세직 거물시대가 마감되면서 소위 보수 정치의 아성이라고 불렸던 구미 보수정치는 변방으로 밀렸다. 김태환 의원이 구미 보수정치의 자존심으로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결국 ‘중앙 권력의 점찍기 정치’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불행한 구미 정치사의 시작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평소에는 고향 한번 찾지 않던 몰염치가 선거 때가 되면 중앙권력을 앞세워 명함을 들이밀거나 도의원, 시의원의 자격도 안 된 자들이 중앙정치를 하겠다고 야단법석이다.
구미가 안고 있는 현안 파악은 물론 시장과 시의원의 할 일과 국회의원의 할 일조차 분별하지 못할 만큼 기본조차 안 돼 있거나 심지어 지방의원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자들마저 중앙정치를 하겠다고 떠들어댄다.
이뿐인가. 구미의 최대 현안인 KTX 유치에 손을 놓았거나 신도청이 안동 예천으로 갈 당시에도 말 한마디 않아 소위 ‘구미 발전 저해 인사’로 낙인찍힌 전직 정치인,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구미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시의원 정수 조정 논쟁을 도의회 본회의장으로 옮겨가면서 구미를 망신거리로 만들었거나 도지사, 교육감,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출마를 시사하면서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전직 정치인들, 참으로 안타까운 구미 정치의 현실이다.
왜 보수의 아성이라고 불리는 구미의 보수정치가 이렇게도 저질로 전락했는가. 이 모든 원인은 구미시민을 존경과 존중의 대상이 아닌 출세 지향의 수단으로 보는 몰염치에 있다.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이들이 구미정치 무대에서 활보할 수 있도록 따끔한 질책을 하기는커녕 저질 정치 분위기에 편승해 몰려다니는 바보 시민, 바보 군중들의 무책임에 있다.
사람과 동물을 변별하는 잣대는 의식이다. 의식이란 뭔가. 깨어있는 상태다. 깨어있어야 정치가 시민을 두렵게 보고 존중하게 된다. 의식이 없는 동물은 우두머리를 따라 개념없이 몰려다닌다. 그래서 의식 없는 유권자는 동물과 하등의 다름이 없는 군중이며, 군중은 정치를 망치고 자신과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를 망친다. 4.10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다.
‘과연 나는 바보 군중인가, 깨어있는 민중인가?’
뼈를 깍는 각성 없이 구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들로부터 존경받는 구미시민의 시대를 기대할 수도 없다. 구미를 이어 나갈 우리의 아들과 딸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바보 군중이 아닌 현명한 민중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