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김경홍] 성난‘수해(水害) 민심’이 물난리에 골프를 즐긴 홍준표 대구시장을 벼랑으로 내몰자, 동료 정치인에게 후덕하기로 정평이 난 국민의힘조차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회초리를 꺼내 들었다.
그럴 만도 하다. '수해 와중에 골프를 친 게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적절하지 않다. 주말에 골프를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 대통령을 제외한 공직자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롭다. 기자 여러분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질문하라”는 홍 시장의 막말을 품어 안을 민심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의 사고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난 민심의 파고에 휩쓸린 그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페이스북에는 ‘큰 뜻을 위해 치욕을 견딘다'는 뜻의 고사성어 '과하지욕'(跨下之辱)을 올려놓았으니, ’언젠가 두고 보자‘는 앙심이 묻어난다. 더군다나 대국민 사과 후 하얀색 츄리닝 차림으로 수해 복구 지원활동을 나선 모습도 꼴불견이다.
그는 구미시민에게도 상처를 입힌‘어록’의 소유자다. 당시의 몽니와 막말 발언은 ‘수해 막말 논란’의 징조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압적인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협정체결의 무효화를 선언한 구미민심을 대변한 김장호 구미시장이 “취수원 문제는 구미보 상류 이전 등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아랫사람을 나무라는 의미를 내포한“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는 안하무인식 막말을 쏟아냈다.
이후에도 몽니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8월 16일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구미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감시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진행 중인 구미 5공단에는 화학공장, 유독물질 배출 공장은 절대 입점 못 시키고 철저하게 무방류 시스템으로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는 또 통합신공항 배후 산단을 안동에 조성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았고, 김천시와 구미시의 갈등을 유발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8월 16일 대구시가 수질오염과 무관한 불산 누출 사고를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라는 보도자료를 내보내자, 구미시가 해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김천 수질오염 사고를 언급하면서 김천시의 반발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을 위시한 시민․사회단체가“일련의 언행은 대구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품위를 내던지는 것이며, 대구시장이 취하겠다는 후속 조치 역시 대구시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치졸한 방법”이라며, 들고 일어날 만도 했다.
↑↑ 수해복구 지원에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 출처= 대구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