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 다산의 ‘목민심서’ 의 내용 중 ‘진황육조’ 즉 재해가 났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정한 내용이 있다. 여러 가지 육조의 할 일들을 가르쳐주셨는데 특히 이 시기에 가르침에 마음이 쏠린다. 형태는 정반대인 지금의 상황이지만 ‘흉년이 들 때를 대비, 위급한 때 백성을 구제하는 2원칙(적절한 시기, 원칙설정) 등 정확한 실태 파악을 바탕으로 구휼...... 집을 잃은 백성들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고, 재해에 대한 구제가 끝나면 백성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어야 한다’(나무위키 내용 일부 갈무리 인용)는 말이다.
상상조차 어려운 재난-홍수-가 전국을 덮치고 있다. 예전의 장마 시기와 달리 하루 이틀이 아니고 한, 두 주간을 끊임없이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물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이런 문제를 겪은 것이 한 두해가 아닌데 지난해와 꼭 같이, 아니 그 보다 몇 수십 배의 재난과 죽음, 파괴와 피해를 겪고 있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앞서 다산 선생의 말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위정자들의 민낯을 본다. 40명 이상이 물속에서 죽고, 사라졌는데 ‘오라는 초청도 없고, 갈 이유도 없는 모임’에 부득부득 국민의 세금으로 달려가서는 대통령은 ‘내가 지금 가서 뭐....’하며 귀국을 미루는 참으로 뻔뻔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자가 해외에서 명품쇼핑을 다니는 등 자신들의 뽑은 백성들에게는 방관자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중앙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경북지역에 재해로 엉망이 되는 날 대구시장(한때 대통령이 되는 자)은 골프회동을 가지고 이를 묻는 기자들에게 ‘프라이버시’라는 말로 떳떳한 행동임을 낮 두껍게 발설하고 있다. 충북지사는 대통령의 말을 욕하는 건지, 아니면 욕 보이게 만들려고 따라 하는 등 사죄도, 그렇다고 미안함도 없이 뻔뻔함으로 힘든 사람들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목민심서는 크게 목민관으로 발령을 받고 고을로 부임할 때 유의 사항인 ‘부임육조’중 이사(莅事, 업무 시작하기), 목민관이 지켜야 할 생활 원칙인 율기육조, 업무 내용과 그 처리 방법을 제시하는 ‘봉공육조’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인 ‘애민육조’로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그 가운데 구재(救災, 재난을 구함), 즉 ‘목민관은 자연재해가 나지 않도록 항상 대비해야 하며, 재해가 생겼을 때는 백성들을 위로하고 구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가르친다.
4년마다 저마다 들먹이는 내용이지만 또 모든 내용이 가슴에 새겨야 할 내용들이지만 ‘애민육조’의 구제를 모르면 목민관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목민관을 자처하는 자들의 서로 미루기,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거짓말로 당일의 내용을 조작하기..... 뻔뻔함의 극치를 달리는 모습에는 토를 할 지경이다. 다신의 글이 비록 임금이 주인이고 백성을 다스리는 대상으로 삼았을 때 교훈이지만 지금의 주인은 백성이고, 그 백성이 주는 돈으로 호의호식하면서 백성들을 죽음에 내모는 모습에 기가 막힐 뿐이다. 빨리 갈아 엎어야 할 대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