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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시 뛰자 구미여]‘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수는 없지 않은가’

K-문화타임즈 기자 입력 2023.07.21 22:02 수정 2023.07.24 16:12

현명한 구미시민의 선택 , ‘지도자가 바뀌니 구미시가 달라졌다’
구미시민의 염원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반도체 첨단특화단지... 비수도권 유일 지정
경제적 파급 효과, 2031년까지 생산유발 5조 3천억, 고용 6,500명 전망

[글 =김경홍 기자/ 사진 = 김정원 기자]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수는 없지 않은가


 
 
떠나가는 기업, 앓아누운 절망들

언제부턴가
동구 밖에서  홀로 움추려  

눈시울 붉혔다 늙은 어미처럼

가슴의 강 깊이
곱씹은 눈물 꾹꾹 눌러 담으며
눈물을 찍어 눌렀다
절망이라는 엄연한 현실은
가혹했다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은
골목 어디에선가
오들오들 떨며 살아온
산업근대화의 후손들
그 허기진 풍경들
봄을 건너뛴 늦가을과
외롭고 쓸쓸한 이파리를 뜯어내며
겨울 한파가 몰려왔다
임대세 독촉장이 달라붙은
상가 건물
그렁그렁 맺힌 굵은 눈물들
주저앉고 싶다고 했다
꺼진 공장 굴뚝 향하는
푹 꺼진 어깨들
그 새벽길에
차라리 한파를 베개삼아
쓰러져 버리고 싶다고 했다

장바구니 속에 움추린

어미들

뒷골목 저 홀로

엉엉 눈물쏟았다

어미는 늦게 돌아오지 않았고

그 새벽길

취해버린 아비

투덜 투덜 현관문 두둘겼다

고독한 빈곤이
혹은 외로움이 가득한 신발장
얽히고 설킨 가족들

밤이 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아비, 어미의 고운 웃음을
손꼽는 어린것
지쳐 누워버렸다
그 황량한 도시에 언제부턴가
돌기 시작한 전염병
누군가는 그 황량한 삶터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그 야박한 세월이 흐르는

이 도시를
 

떠나지 않고 남은
그 눈물들
혹독한 빈곤들
그것들이 등을 다독이며
때로는  얼싸안고
울기도 하면서
그리고 오래오래 남아

그 황량안 이랑에
꿈을
사랑을
파종했다

허기 속에 용기를
눈물 속에 꿈을
꾹꾹 눌러 담은 절망들
이랑을 갈아 엎었다
역사는
절망한 자들의 몫이 아니라
억누르고 짓밟는
자들의 몫이 아니라
역사는 절망을 이겨낸
이들이 몫이었다
역사는
고급 신발에다 넥타이로 치장한
지도자의 몫이 아니라
운동화에다 점퍼 차림을 한
지도자의 몫이었다
역사는
나를 위한 삶보다
우리를 위해 이랑을 갈아엎는
지도자의 몫이었다


이 깊은 밤
세상이 모두 잠든 새벽녘

한기가 몰려드는 부엌 한켠에서
희망의 불씨를 댕기고
꿈의 불꽃을 피워 올리는
아주 착한 이들의 몫이었다
역사는
가도 가도 이어지는 산비탈
그 이름 없는 무명의 삶들이
끌어주고 밀어주는
아주 고운 이들의 몫이었다
고지가 바로 저긴 데
예서 말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황량한 낙동강 벌, 그 이랑에다
희망의 역사를 쓴
신화의 후손들
고지가 바로 저긴 데
예서 말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들의 저 깊은
가슴의 강물에 노를 젓는
우리는
위대한 이름들
다시뛰자, 구미여
일어나 다시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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