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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사 칼럼] 직(職)을 거는 사람들, 직(職)을 걸어야 할 사람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3.07.10 15:02 수정 2023.07.10 15:24





[김영민=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구미/김천 YMVA 전 사무총장]
이 정부의 고위 책임자들의 행동의 특징 중 하나는‘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시간이 지날수록 정당 간의 싸움박질 수준이 날로 흉포화하고, 그 말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최고위 장관(어공)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직을 담보하면서 제기한 상대방을 정치적인 술수 내지는 고의로 폄훼하는 것이라는, 욕하는 모습을 거듭 거듭 본다.

며칠 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사업에 관련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수사 결과 제가 김건희 여사 땅이 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 (중략) 또는 이와 관련해서 권력층이든 국회의원이든 민간인으로부터 청탁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제 휘하에 사업 업무 관여자들에게 보고 받거나 지시받은 게 있다면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증거(지난해 10월 국회에서의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어, 조사하겠다고 답함)가 밝혀지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사업을 전면 백지화시키겠다’ ‘양평 고속도로 노선 검토와 사업 추진을 모두 전면 중단하겠다’ 면서 국민 모두 특히 그곳 주민들에게, 또 문제에 대해 잘못을 확인시켜 준 야당에게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대통령실에서 없던 일은 아님이라는 궁색한 엇갈림이 있고...... 언젠가 내쳐질 것이란 추측과 설이 난무하다.

또 있다.
고 백선엽 장군의 친일 전력에 대해 “이분은 친일파가 아니다. 제 (장관)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백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기록에서‘친일반민족행위자’문구 삭제를 추진하려는 보훈처 신임 장관은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위원회가‘친일’이라고 결정했다고 해서 역사적 진실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 정부 기관이 내린‘친일’판정을 장관이 직을 걸고 부인한 셈이어서 논란이 불가피’(2023.7.8. 경향신문 사설)하다. 혹, 박민식 장관은 원희룡 장관 혼자 그만두는 것이 외로울까 싶어서인지 직을 거는 거짓말 행진에 가담했다. 이상민 장관이 식물 장관이 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고.....

그런데 정말 직을 걸고 답해야 할 일이 있다.
태평양을 끼고 있는 나라들마다 입에 거품을 품고 일본의 핵 오염수의 바다로 방류하는 것을 반대하는 마당에 비록 얼토당토않은 단서를 달았지만 총리도, 여당의 핵심도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느니, 같은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수족관의 물을 마시는 쇼까지 서슴지 않고 일본을 두둔, 변호, 대변하고 있다.

소금값이 하루가 멀다고 오르고 있고, 소금 사재기가 없다는 정부의 말을 비웃듯이 천일염의 재고가 바닥이 난다는 소식이 들끓는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장이 와서 과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일본 측의 오염수 방류 대리대사 자청?) 여당은 하루가 멀다고 야당을 괴담 발표자, 불안 조장자라며 비난하고 있다. 국민의 85%가 염려하는 일에 대해서 ‘아니다, 괜찮다’를 연발하면서.

자 정말 문제가 없는 일이고 괴담 수준의 말에 현혹된 국민들이라면 최소한 오염수 무해 주장, 방류에 대한 사실인정에 대해 직을 걸 인사는 또 누구인가?

하루 만에 만 천하에 드러날 거짓말을 뻔뻔하게 뒤집어씌우는 국토교통부 장관,

자신의 회고록에서 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근무 사실과 “그 때문에 비판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친일 경력을 인정했는데도 ‘직을 걸고’ 부정하려는 보훈처 장관,
그렇다면 오늘의 전 국민, 나아가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 전체의 삶이 달린 문제이니 대통령이 직을 걸고 안전하니 방류해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가? 총리, 장관 정도로는 거짓말에 넘어가지 않는다. 대통령이 직을 걸어라.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쩌면 이 모든 약속이 허언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의 위정자가 되려면 거짓말을 잘해야 하고, 직을 거는 모습과, 당연하게 약속을 어길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나쁜 선조가 되는 것이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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