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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 함께] ‘나이 듦’에 대하여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3.05.26 10:05 수정 2023.05.26 10:27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183cbc2f.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847pixel, 세로 1200pixelwqqwqqqqqqqqqqqqqqwqq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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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오늘 노인 복지회관에서 회원증을 받았습니다. 친절하게 내용, 방법, 혜택 등을 하나하나 손을 꼽아가며 설명해 주었습니다. 점심시간이면 값싸게 식사도 가능하다면서요. 그러고 보니 끝도 없는 줄이 식당을 향해 이어졌습니다. 아직 점심시간이라면 한 시간도 더 남았는데요.

오늘 아침 기사만 해도 살인적인 물가로, 2023년은 지난해에 비해 25% 포인트나 더 벌어진 양극화 등(경향신문 2023.5.26.)하는 내용이 끊이질 않습니다. 바로 옆 하늘을 향해 누리호는 우주로 발사되는 모습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물가를 상징하는 듯 보입니다만.

점점 살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기초연금으로 기대어 사는 사람에게는 죽으라는 신호이겠지요. 한편으로는 (이 연금제도가) ‘후대에 지워줄 짐’이라는 표현이 난무합니다. 몇 년 전에 나온 글입니다만 모 지방자치단체의 가정 어린이집 연합회 인터넷 카페는,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이지만 자신들에게는 직접적인 상황에서 나온 말이지요. “점차 국민의 출산율 저하(출산율 절벽?)와 노령인구의 증가(누진적인, 참으로 오래 사는)로 후세들이 부담해야 할 것이면서도 그 무거운 짐을 후세들에게 물려 주어서는 안 될 일이니, 하루라도 빨리 국민연금 제도를 해체하는 길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국민연금 해체를 대안이라고 하는 정말 무지하고, 생각없는 이야기(?)가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모임이라는 사이버공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또 그와 발을 맞추는지 조선일보가 ‘난파위기의 국민연금, 국민 지갑만 터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 행정부 비난에 가세하는 모습이었지요. 이런 말이 아닌 소리에 서울대 이준구 교수로부터 ‘작문 솜씨도 이 정도면 천재급’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나이 듦이 문제’이고 ‘나이 든 사람의 경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인지요? 영화관, 박물관 모두 혜택의 대상이되고 기차, 지하철에서는 젊은 이 사람들 앞에 주눅이 든 모습으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이’가 되니 ‘나이듦’은 바로 나의 문제요, 눈을 조금 크게 뜨니 모두의 문제였으며 이를 고민한 숱한 이야기가 세상이 널리 널브러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두에게 짐이 되는 모습이 노인입니까?

어찌 사는 삶이 노인의 모습일까요?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노라 에프론, Vintage Books, 2013)에서는‘나이 듦’에 대해 엄청난 저항과 반감을 표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는 건 근사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역겹다’ 혹은 ‘사방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이 무섭다’라는 등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엄청난 저항과 반감’을 보여줍니다.

그와는 달리 『인생학교, 나이 드는 법』 (앤 카르프, 이은경 역, 프런티어, 2016)에서는 ‘나이 듦이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하며 ’가장 가볍게 여행하는 사람, 자기 삶의 한 단계에서 고수했던 규범적인 생각이 다른 단계에 적당하지 않음을 알았을 때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 정반대의 논리와 희망을 세세하게 가르쳐 줍니다.

그런가 하면 『무심하게 산다』 (가쿠다 미쓰요, 북라이프, 2017) 나 『스톤 다이어리』 (캐롤 쉴즈, 비채, 2015)는 '세월에 맞서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자’고 하면서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니 그저 받아들인다'라는 태도를 여러 사람이 소설, 중수필 등 여러 가지의 형식으로 ‘나이 듦’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커 J. 파머 저, 김찬호, 정하린 역, 글항아리, 2018)에서는 저자의 시와 에세이로 일곱 가지의 눈을 통해서 늙어가는 것, 나이 듦에 대하여 조명하고 있습니다. ‘나이 듦’에 대해서 “나는 무엇인가.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내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 모두가 나 자신이라는 전제에서 “유연한 마음만이 새로운 생명으로 열리는 방식으로 고통을 품을 수 있다”라며. 내면과 외면에 관여하면서 살아가기를 구체적인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결국 “그것을 받아들여라.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스트레칭 훈련’을 말하면서요. 즉 ‘나이 든 사람의 삶’의 일이란 ‘나잇값’이라는 것이지요.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B. F. 스키너 저, 이시형 역, 더퀘스트, 2013)에서는 ‘노년에 접어드는 것을 낯선 타국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생을 다른 나라에서 보내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나라에 대하여 되도록 많은 것을 배워놓으려 할 것’이라며 ‘가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새로운 생활이 더욱 즐거울 수’ 있음을 말합니다.

나이듦에 대한 저마다의 진단에 고개를 숙이며 경청합니다. 그러면서도 파커 파머의 ‘받아드리는 큰마음’이 답이랍니다. 요즘 말로 낄낄빠빠(낄데 끼고 빠질 데 빠짐)가 바로 노인의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20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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