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발행인 김경홍] 소비자물가 상승이 가계를 압박하면서 서민들이 울상이다. 시장을 보고 나오는 주부들의 장바구니 속에는 시름이 가득하다. 코로나19가 불러들인 후유증이다.
만 원 한 장으로는 ‘라면 한 그릇도 먹을 수 없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지만, 그래도 만 원 한 장이 서민들에게는 소중한 값어치이다. 그만큼 살림이 팍팍하다는 얘기다.
최근, 구미시 금오산 대주차장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하면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농산물 품질마저 우수하다 보니, 인기 만점이다. 직매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주부들의 장바구니에 즐거움마저 넘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복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금오산 대주차장이라는 특정 공간에서 금요직거래장터와 로컬푸드직매장이 동시에 개장되면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제1호 로컬푸드직매장 건립지 예정지는 송정공원이었다.
2020년 4월 시는 송정공원에 직매장을 건립하기 위해 2020년도 공유재산 관리 계획안(수시 1차)을 의회에 제출했다. 농림축산부가 공모한 2020년도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확보한 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로컬푸드 직매장과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지상 2층 규모의 직매장을 건립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2020년 4월 22일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한 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일제히 난해한 접근성과 저조한 유동 인구를 이유로 들면서 안건을 보류했다.
이러한 논란 끝에 로컬푸드직매장 건립지가 금오산 대주차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금요직거래장터와의 중복 운영논란도 제기됐지만 ‘소귀에 경 읽기’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오산 대주차장에 로컬푸드직매장이 개장하면서 금요직거래장터와 중복 운영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교통체증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송정공원 활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0년대 초 당시 지역구 의원들의 집요한 요구로 조성된 송정공원 내 야외공연장은 2천 850㎡에 도비 2억, 시비 6억 3천3백만 원을 들여 2006년 9월 준공했다. 특히 57평의 무대와 7평의 대기실, 1천여 석의 관람석을 갖춘 야외 공연장은 주민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객석을 잔디스탠드로 마련해 녹색도시로서의 시각적 효과도 갖췄다.
이곳에 지역 순수 문화예술단체와 학생동아리 등의 창작활동을 유치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난해한 접근성과 저조한 유동인구, 여기에다 인접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소음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야외공연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구미경실련은 2013년 구미경찰서를 구미시 신평동 구 금오공대의 금오테크노 밸리로 이전하기보다 구미경찰서와 송정공원을 교환해 경찰서 이전에 따른 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무산됐다.
결국 송정공원 내 야외공연장은 효율성을 무시한 채 업적 과시하기에 급급한 전시정 의정이 초래한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낙인이 찍혔다.
지금이라도 송정공원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곳에 대규모의 금요직거래장터를 개장한다면 금오산 진입로의 교통체증을 완화시킬수 있을뿐더러 도심권 소비자들에게 편이한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리터당 1원이라도 싼 휘발유를 주유하기 위해 수십 곳의 주유소를 둘러보는 시민들이 송정공원에 금요직거래장터를 개장한다고 한들 외면하겠는가. 새마을 벼룩장터 운영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다.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지 선정을 두고 의회에서 논란을 일으키던 2020년 당시에는 송정공원 인근에 농산물판매장을 운영하는 특정 농협의 입김이 좌우했다는 설이 파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설이 재현되지 않기 바란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송정공원으로 금요직거래장터를 이전해야 하는 이유이고, 명분이다. 또 이곳에서 새마을직거래장터를 개장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