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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병철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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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상임고문 곽병철] 이른 새벽, 잠에서 깬 60대 K씨가 조용히 밖으로 나섰다. 늦가을 바람이 이파리를 떨궈내는 을시년스러운 거리를, 구슬비가 아주 조용히 적셨다. 길을 걷는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60세를 맞는 아내의 생일을 앞둔 일주일 전부터 우울했던 그였다.
흐릿한 시야 속으로 금방 불을 켠 커피숍이 손짓을 했다.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샌드위치 주세요”
밖은 여전히 구슬비였다. 그것들이 파닥이는 낙엽을 다독이는 거리는 그날따라 고요했다. 걸어온 길들이, 마치 휘청이는 천변의 억새처럼 끄억끄억 살아온 삶의 편린들이 가슴을 쳤다.
힘들어하는 아내의 마음을 다독이기보다 가로수 울창한 숲길을 가며 고독을 씹고, 식기통에 쌓인 그릇을 씻기보다 먼 산을 품어 안아 원대한 꿈을 꾸는 것이 거창한 삶인 줄 알았던 그였다.
마주 앉아 사랑을 주고받기보다 진실과 정의를 노래하고,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존재와 실존을 논한 것이 잘사는 삶인 줄 알았던 그였다.
좀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덜 가진 이들을 가로막아 서던 날도 없지 않았다.
커피 한잔과 샌드위치를 들고 현관문을 들어서자, 60세의 아내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게, 오늘 생일 선물이야”
“응!”
“맛있겠네”
며칠 전 생일날의 이야기를 들려준 K씨, 늦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잔영이 가슴 속에 잔잔히 밀물졌다.
문득, 어느 시인의 시구가 가슴을 적시는 늦가을 저녁이었다.
“살아보니 그렇더라/잘 살지는 못했지만 살아보니/ 사랑은 마음먹기에 달렸더라/ 많은 돈은 없지만 있는 만큼 나눠 갖고/ 불편은 할지언정 오순도순 자리를 펴고 앉아/ 지내는 것이 사랑이더라/... 외로워마라/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더라/ 그러므로 외롭다고 생각 마라/ 사랑은 아주 가까이 있는 / 이웃사촌과 같은 것이더라/마시고 싶은 술을 덜 마시고/ 보고 싶은 텔레비젼을 덜 보면서/ 밥상이나 찻잔을 마주하고 앉아/ 따스하게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사랑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