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김영민 논설주간·구미 대구YMCA 전 사무총장] 지난해 6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후 7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요한 결정의 한 이유로 고위급 정부 관료의 인사라는 설문의 보고는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더구나 현 정부의 2기 개각이라는 중대사가 연관되어 있고, 그런 가운데 새 각료의 정책 방향이나 내용보다는 흠잡아내기 위한 말 만들어 내고,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행위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에 대해 대충 잡아도 1,500여 년 전에 기록된 내용이 오늘의 모습과 이리도 구체적으로 연결되는지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당태종과 신하들의 간언을 문답식으로 풀어 책으로 엮어놓은 ‘정관정요’가 그것입니다. 권 2, 부록 직관 5-14 편에는 ‘간악한 무리가 덕을 손상하니’라는 제목의 글이 나옵니다.
내용인즉 <정관5년(AD 631년) 어사대(御史臺)1)의 치서시어사(治書侍御史:어사대부장관) 권만기와 시어사(侍御史) 이인발은 함께 ‘남의 사사로운 비밀을 잘 밝혀 참훼하는 데 뛰어나 자주 임금의 부름을 받고 은혜를 입자 드디어 임의로 남을 탄핵하게 되었으며 마구 남을 속여 윗사람을 진노케 하여 아래 신하들은 편안할 수 없었다. 내외가 모두 ‘그 불가함을 알았지만 누구하나 쟁론하지 못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의 몇 군데 단어만 바꾸어도 2026년 꼭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전 검사였고 법무부장관 한 모는 그를 따랐던 검사들과 같이 (재직 중에 알았던 수사상 기밀 등) ‘남의 사사로운 비밀을 잘 밝혀 참훼하는 데 뛰어나 자주 언론에 각광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자, 드디어 임의로 남을 탄핵하게 되었으며 ‘마구 남을 속여 전 국민들을 진노케 하여 정부 고위인사 후보자’들은 편안할 수 없었다. 언론과 시민들 모두 ‘그 불가함을 알았지만 누구하나 그를 처단하지 못했다’>라고요.
이런 모습에 대해 당시 임금에게 간언을 마다하지 않는 급사중(給事中)2) 위징(魏徵)3) 은 <권만기와 이인발은 모두 소인들로서 대체는 모른 채 참훼하는 일이 옳은 일인 줄 여기며, 남의 사사로운 비밀을 들추어내는 것을 곧은 줄로 알고 있으니 모두가 죄를 짓고 있는 것이면서 간사한 계교를 부리며, 국민을 속이며, 아래로 붙고 무례한 짓을 마구마구 하면서도 강직하다는 이름을 얻고 있다> 고 정색을 하며 상주했다고 합니다.
이 말들을 바꾸어 보면 <한모와 그의 주종자는 대체는 모른 채 참훼하는 일이 옳은 일인 줄 여기며, 남의 사사로운 비밀을 들추어내는 것을 곧은 줄로 알고 있으니, 모두가 죄를 짓고 있는 것이고 간사한 계교를 부리며, 국민을 속이며, 편향된 생각을 가진 자들에게 붙고 무례한 짓을 마구마구 하면서도 강직하다는 이름을 얻고있다>고 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직책상 남의 비밀이나 개인적인 사정까지 모두 알 수밖에 없는 자가 퇴임한 이후에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야망이나 언론에 주목을 받기위해서 백성을 모두 속이는 것, 바로 정치의 추함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런 절대 범해서는 되지 않을 죄를 범한 사람에게 내려야 하는 벌을 이렇게 말합니다. <다시 한번 유의하시고 또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들이 행한 일로인해 한가지라도 넓혀지고 이익이 된 일이 있다면 저는 달갑게 부월(도끼, 임금이 손수 주던 작은 도끼와 큰 도끼, 생사여탈)을 받아 불충한 죄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흠잡기. 수사상 기밀폭로 등을 마치 진실인 양 떠벌리고, 사실의 확인도 없이 받아 적는 기자들은 ‘달갑게 부월을 내리더라도 진실’이라 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까
1) 당나라 시대의 감찰 기관인, 정5품 상(上)에 해당하는 고위 관직. 주로 법률을 심사하고 백관을 탄핵하는 사법·감찰 업무를 담당. (일부 판본이나 기록에 따라 ‘지서시어사(持書侍御史)’로 표기되기도 함)
2) 중앙 최고 권력 기구인 문하성(門下省)에 소속된 정5품의 청요직(淸要職) 관직. 고위 관직은 아니었으나, 황제의 조칙을 검토하고 거부할 수 있는 막강한 실권을 가짐
3) 위징(魏徵, 580년 - 643년) 당나라의 정치가. 자(字)는 현성(玄成)이며, 당 태종시(중국 최고 태평성대인 정관지치의 대표 신하) 간의대부(諫議大夫) ・ 좌광록대부(左光綠大夫)에 임명, 정국공(鄭國公)에 봉해졌다. 직간(直諫)으로 이름이 높았고 당 태종과의 문답은 대부분 《정관정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