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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벼랑 끝에 선 아픔과 함께하는 가슴으로 다가서야
겉멋으로 다가서면 그들, 두 번 울릴 뿐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훌륭한 군주는 백성을 통치할 때 겸손한 자세로 백성 앞에 자기를 낮추어야 한다. 군주인 척해서도 안 된다. 그래야 높은 자리에 있어도 백성이 어렵지 않게 마음을 열고 사연을 얘기한다.
군주는 또 자신의 재능이나 공적을 내세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 백성에게 자신의 공적을 주입하려고 든다면 독선이 되어 역풍을 일으키는 법이다.
길을 갈 때도 혼자 걸어야 백성이 다가오는 법이다. 수행자가 군주의 주변에 벽을 치면 백성은 발길을 돌리는 법이다. 높은 울타리를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서는 고대광실과 무엇이 다르랴”
노자(老子)의 사상 속으로 들어가면 이러한 구절들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노자의 사상에 무게를 둔 정치인 중의 대표적인 이가 바로 중국 주은래周恩萊이다. 그는 그래서, 살아있을 당시에도 국민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고, 죽은 뒤에는 오히려 경애敬愛하는 총리로 더욱 주목을 받는다.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한 격언을 주은래로부터 체감한다.
주목해야 할 일화가 있다.
“정치를 하던 시절, 주은래의 고개는 늘 땅바닥을 향했고, 상대에겐 두 손을 내밀었다. 얼굴로 만나지 않았고, 마음으로 만났으며, 수행원은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높은 지위에 있을 때는 세상이 입을 다물거나 비판과 비난을 자제하는 법이다. 권력이라는 힘에 억눌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자가 생을 마감한 후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는 법이다.
마치 삽살개처럼 권력에 빌붙어 소위 역사라는 것을 연구한다고 으스대는 어용御用역사 학자나 하루 세 끼니를 채우려고 정치에 아부하는 취재 행위나 사감을 충족하기 위해 근거없이 정당한 비판이 아닌 비난 행위, 낮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거만한 정치인이나 생활정치인을 탄생시킨다. 역사의 죄인이다.
경기가 어렵다.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들 한다. 열이면 아홉은 끼니 걱정이다. 상가마다 손님이 들어설 자리에는 ‘임대’ 푯말이 줄줄이다. 원금 상환은커녕 이자는 체납 중이다. 이러니, 임대세는 물론 전기세와 수돗세 걱정으로 마음이 타들어 간다.
IMF 당시와 흡사한 상황에서 6·3지방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섰다. 아파트와 상가, 길거리, 행사장에 얼굴을 내미는 정치인들이 줄줄이다.
두 가지 부류가 있다. A 정치인은 마치 정복자처럼 수행원을 대동한다. 얼굴엔 웃음 가득이다. 초상집에 가서 웃는 꼴이다.
B 정치인은 수행원을 가시권 밖에 두고 마음으로 명함을 내민다. 그 손길을 맞이한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자리에서 일어선다. 감동을 주는 까닭이다.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다.
구미시민의 시의원이고, 경북도민의 도의원, 구미시장의 시장을 목표로 둔다면 여와 야,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만나야 한다. 그런데 모든 시민을 아울러야 할 정치인, 하지만 ‘공동체‘를 지향하겠다는 누군가는 피아를 철처히 구분한다. 상대가 인사를 해도 철저히 외면한다. 이래서 무슨 공동체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하겠단 말인가.
이런 정치인에게 어떻게 시의회와 도의회를 맡기고 자치단체의 살림을 맡기겠는가.
“거만한 정치인은 고독한 정치인의 우호적인 선거운동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시민을 표로 만나기보다 마음으로 만나야 할 일이다. 겸손으로,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그것들이 스며든 짠한 마음으로 다가서야 상대가 내게 마음을 여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