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출사표를 낸 사람마다 내 지역을 어떻게 더 잘살게 만들까라는 정책적인 숙의보다는, 어떤 외모로 지역민들에게 잘 보일까를 고심하는 듯 보입니다. 한 예로 도지사에 출마하려는 어떤 사람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상징처럼 보여지는 사진을 그대로 흉내 내고 있습니다. 곧 옆으로 하늘을 바라보면서 한 손을 뻗치면서 ‘내 일생 조국을 위하여’ 라는 옛 포스터를 그대로(정말 비슷하게) 복사하고는 머리 스타일부터 구호, 색상 등 전체를 박정희가 되살아 왔나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행동들이 박정희의 발굽이라도 비슷하게 보이려고 몸부림칠지 벌써부터 실소를 금할 수 없게 만듭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 ‘과유불급’이란 말은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서 공자님이 제자 자장(子張)과 자하(子夏)를 비교하며 '중용(中庸)'의 도를 강조한 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자공이 두 제자 중 누가 더 낫냐고 묻자, 그는 자장은 “지나치고(過)자 하는 미치지 못한다(不及)”고 답했고, 자공이 그럼 자장이 낫다고 하자,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하며 치우치지 않는 적절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최근 구미시는 이 과함이 넘치고 넘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선거철이 다가왔으니 일제하에서 만주군에서 복무하면서 천황에게 피로써 충성을 맹세했던 사람의 이름을 ‘독립은 하늘의 명령이며 시대의 대세이며 전 인류의 공존동생권의 정당한 행위(是 天의 明命이며 時代의 大勢며 全人類 共存同生權의 正當한 發動)라고 외친 100여 년 전 그날에 전국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면서 “박정희 마라톤”이라 명명하고 진행한다고 햡니다. 3.1운동을 시궁창으로 내모는 일을 하겠다는 말이지요. 위안부 할머니를 매춘부라 하던 반 인간들의 모리배의 행태와 어이 이리도 비슷한지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얼마나 구미시가 아부한 것인지는 돈의 액수만 보아도 충분합니다. 2016년 개관한 ‘상모동 생가주변 공원화’ 사업에 약 286억 원, 2017년 ‘탄신(꼭 이런 용어를 써야 속이 시원합니까?) 100년 관련 예산’ 약 5억 5천만 원, 2018년 개관한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 건립에 약 58억 5천만 원, 2021년 개관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제1관) 건립비용 약 159억 원, 2021년 개관한 새마을 운동 테마공원 건립비용 약 870억 원,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탄신제 추모제 행사누적비용 약 12억 4천만 원, 그리고 2025년 11월에 발표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제2관 추진에 약 200억이 소모된다고 하여 이 모두를 합치면 약 1,400여억 원이 된답니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라던 그가 살아있다면 이 셀 수 없이 많은 돈의 흐름을 보고 뭐라고 탄식하실까요? 그뿐만 아닙니다.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 흉물스럽게 서 있는 동상을 비롯한 2개 동상 설치비용이 약 6억 원, 또 7억 원 규모로 건립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 거주지였던 서울 신당동 공간도 역사 관광 자원으로 보존 되어있고, 서울 상암동에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은 기념·전시 시설로, 생애·역사·업적 자료가 전시되어 입장 무료로 운영된다고 합니다(전시 참관, 도서관 등 무료).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 했습니다.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잠시 자기 선거의 유리나 득표를 위해 박정희를 입버릇처럼, 마치 구세주처럼 외친다면 그만큼 반역사적인, 반민족적인 모습 역시 더욱 강하게 부각될 것입니다. 무조건 그의 모습(페르소나)을 따라가는 것이 승리의 방식인 듯 하지만 그럴수록 박정희(그림자)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을 어떻게 막으려 이러십니까?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도 못 잡는다’ 하지 않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이 없을 것을 공연히 건드려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이와 같은 일을 당장 그만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