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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편지] 어머니의 노래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6.01.21 23:25 수정 2026.01.21 23:40

우리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도 그랬을 것입니다
김경홍 K문화타임즈 발행인 (시인 소설가)



“아래 작품은 <한미대표 시인선집>에 수록된 김경홍 시인의 대표시입니다


↑↑ 창간 행사일인 2023년 11월 10일 k문화타임즈에 날아들어 온 새
[사진 = 조경래 시인 ]


어머니의 노래 (1)
- 꽃 앞에서


꽃이 필 때
영영 피어있기를 바라지 마라
꽃이 질 때
아쉬워하지도 마라

내 곁을 떠난 그대
내게로 돌아오고
내 곁에 있는 그대
때가 되면 떠난다

그대여 피어있을 때
피어있는 꽃에 집착하지 마라


↑↑ [사진 =작가 조경래]


어머니의 노래 (2)
- 오랜 사랑 이야기


아버지를 묻고 오는 고갯마루에서
자주 뒤를 돌아보는 어린 아들에게
어머니는
다가서면 멀어지는 것이 사랑이라며
조용히 타이르곤 하셨습니다

다가서면 다가오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을 때
내게서 떠난 사랑은
길을 걸어온 만큼 멀리에 있고
떠나온 나는 또 걸어온 만큼
아득히 멀리 와 있습니다

때로는 거짓이
아름다운 사랑임을 알았을 때
눈시울 붉히던 어머니는
이미 세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 창간 행사일인 2023년 11월 10일 k문화타임즈에 날아들어 온 새
[사진 = 조경래 시인 ]


어머니의 노래 (3)
- 천변의 청개구리


그때는
울음인 줄 몰랐습니다
파랗게 물이 오른 음계를
밟고 오는 노래는 얼마나 그윽한 향수이던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먼 기억의 골목 어귀에 앉아 있는 풍경들
아련히 떠오르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천변에 살면서 그것이 울음인 줄 알았습니다
물살의 힘이 닿지 않은 저 안전한 지상에
기둥을 세워 집을 지을 순 없을까
허공에 날아오른 청개구리의 꿈이
물거품처럼 꺼지는 천변
내 생이 시작된 그곳에서
나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도
그와 같았을 것입니다



↑↑ [사진 =작가 조경래]




어머니의 노래 (4)
- 귀성열차

바늘귀에 실을 꿰어달라던
눈먼 어머니
객지로 나가는 아들이 마냥 안쓰럽던 어머니가
호롱불 밑에서 터진 양말을
깁던 그때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선잠에서 깨어보면 스쳐 지나는
깊은 산에 불빛 한 점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릴 수 없는 것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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