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훗날 역사서는 2026년 1월 13일을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윤석열과 한동훈도 그랬다”
1월 13일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보수정당의 대통령과 당 대표를 지낸 두 정치인이 각각 법정 최고형과 당헌·당규에 따른 최고 징계를 받은 역사적인 날이다.
어쩌면 비극적이요,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한 역사의 한 장면이 펼쳐지자,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시장이 평소의 습성상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정치 검사 두 명이 동시에 단죄됐다"
여당 일부 인사들 역시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나오면 국민의힘은 몰락할 것“이라는 혹평을 냈다. 하지만 마냥 비웃거나 삿대질할 일만도 아니다. 머지않은 날, 어쩌면 자신의 자화상일 수도 있지 않겠나. 이 땅의 정치사가 그렇다.
윤석열과 한동훈 하면 중국 원나라의 정치가 장양호가 쓴 ‘삼사충고’가 새삼스럽다. 이 책은 ‘지도자로서 부적당한 항목’을 이렇게 서술하면서 극복하지 못하면 멸망으로 간다고 경고했다.
▲술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린다 ▲일가친척의 비리를 모른 척한다 ▲권세를 무기로 삼아 욕심을 충족시킨다 ▲지위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다 ▲함부로 급하지도 않은 공사를 벌인다 ▲자신의 직무를 게을리한다.
원래 이익과 정의는 양립할 수 없다. 정의를 지키면 이익을 얻기 힘들고, 이익을 중시하면 정의를 지키기 어렵다. 그래서 예로부터 백성들은 청빈사상을 지닌 지도자를 추앙해 마지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지도자나 장차관의 재산이 수십억 혹은 수백억이다. 하긴 자본주의에서 청빈사상을 지켜내는 게 쉽겠나. 그러니 윤석열과 한동훈에게 돌을 던질 여야 지도자가 몇이나 되겠냔 말이다.
계엄과 특검, 사형 구형으로 이어지는 윤석열의 비극적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중국 정나라의 교육기관인 향교에 관심이 간다. 그런데 이 나라의 향교는 시간이 흐르면서 각 지방에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정부시책을 비판하는 정치활동 거점으로 변질됐다. 그러자 당시 명재상인 자산을 둘러싼 측근들이 향교 폐쇄를 진언했지만, 자산은 반대했다.
”물론 무력으로 그들의 입을 막을 순 있소, 그러나 이는 강물을 막는 것과 같소, 강물을 막으면 점점 불어난 강물이 둑을 무너뜨리고 홍수가 나서 많은 사상자를 낼 것이오. 그러니 강물을 막기보다는 조금씩 흘려보내 수로를 만드는 편이 현명하오.“
어찌하여 윤석열은 야당으로 흘러드는 수로(소통)를 낼 생각은 하지 않고 그들의 입을 막으려고만 (계엄)했을까. 그러니 불어난 강물이 둑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었지 않았겠나.
결국, 윤석열과 한동훈은 가장 사랑하는 관계로부터 가장 증오하는 원한관계로 멀어졌다. 0촌 관계였던 부부가 이혼하면 무촌이 되듯 말이다. 그 또한 책임은 윤석열에게 있다.
한비자에서는 지도자가 자멸하는 원인으로 ‘충신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점에서 항우와 유방은 대조적이다. 항우는 많은 인재를 등용했으나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결국 자멸의 길을 갔다. 이와 달리 유방은 자기보다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천하를 얻었다.
4년 임기의 자치단체장은 3선을 연임해도 12년이요, 대통령은 5년이다. 2024년에 등원한 국회의원도 2년 후에는 다시 심판대에 서야 한다. 이러니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는 표현이 생동감 넘친다. 윤석열과 한동훈의 관계는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2026년 초두, 국가와 지방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권세를 무기로 삼아 욕심을 충족시키고 있지는 않나. 지위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고 있지는 않나. 자신의 직무를 게을리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 더 묻고 싶다.
”당신은 항우처럼 혼자만의 길을 고집할 것인가. 유방처럼 오순도순 함께하는 길을 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