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칼럼

[새벽칼럼] 2026-2036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12.17 20:36 수정 2025.12.17 20:41

김영민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k문화타임즈 논설주간






몇 년 전부터 매년을 마감하면서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올해 역시 제주도의 겨울바다를 보면서 2025년을 벗겨보고, 2026년을 다짐하였습니다.
지난해 주제가 제주 올레 5개를 찾아가고 오는 길에는 4.3평화공원에서 참배하였는데, 올해는 제주의 원시림(비자림이나 서귀포 자연박물관 등 이름이 많이 알려진 곳보다는 추사선생이 유배된 곳 인근에 있는 안덕계곡에서 천년을 아니 만년을 흘러 지나온 골짜기와 숲, 병풍처럼 깎아지른 바위, 그 위대한 돌 사이에서 생명을 지키려는 나무들의 뒤틀림, 동굴에서 자연의 위대함에 너무도 누추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았습니다.
마지막을 4.3평화공원에서 피의 제단에 뿌려진 상흔들을 되새겼습니다. 이런 역사와 깊은 자연을 보면서도 앞으로 변화에 대한 끔직한(?) 모습을 적은 책을 조심스레 읽고는 내일을 정리해 봅니다.

‘이미 시작된 AGI, 미래지도를 다시 그리다’라는 부제가 달린 『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박영숙, 제롬 글렌, 교보문고, 2024)는 읽는 내내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의 과학자들이 시작한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이제는 구글, 테슬라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에게는 이미 AGI(범용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는 모습으로 물품을 생산하고 아픈 사람을 교정, 치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주를 탐색하는 데 쉼없이 달려갑니다.

이런 눈앞에 휙휙 지나가는 변화, 그러다가 조금만 더 가면 이 단계를 넘어서 ASI(인공초지능,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으로의 발전으로 이미 명확한 세계의 미래모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시킨(데이타에 입력한 사안)데로 계산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힘든 일을 대신하다가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시대 즉 자율주행이니 로봇이 하는 수술 등의 고도의 기술 협력단계에 이미 들어섰는데 이제는 이 AI가 스스로 창의적이고, 분화하면서 새로운 지능을 창조하는 상태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는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 말한 것처럼 침팬지 무리 중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직립보행하며, 뇌가 3배 정도 커진 것을 제외하면, 침팬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종이 나타나 돌을 더 정확하게 던지고 좀 더 복잡한 위계질서를 세우면서 이런저런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단지 두뇌가 3배 커진 것이었는데도 우주선을 만들어 달에 가고 핵무기를 만들었지요. 침팬지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도저히 근처에 따라가기조차 불가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왜 3배가 더 큰 인간이 되었는지 모르는 채로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인간 중에서 3배나 더 큰 두뇌를 가진 존재가 다시 나타난다면 우리 인간은 옛날 침팬지처럼 지배를 당하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요.
어쩌면 훨씬 더 지능적인 존재와 덜 지능적인 존재 사이에는 자연스레 권력균형이 생기게 되고 반려동물처럼 중성화 당하면서도 발언권이 없는 것처럼 약자인 인간에게 더 유익할 수도, 유해할 수도 있는, 즉 지배를 당연한 것처럼 받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인류는 침팬지보다 더 열악한 대우를 받을지 모른다’고 책은 염려합니다. 상황은 변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AI 탄생 이후 인간보다 더 똑똑한 어떤 것(로봇?, 인공지능체?)이 인류의 가장 큰 문제인 기후문제의 해결을 묻는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후문제의 발생 원인이 되는 인간 자체를 멸할 수도 있겠지요. 과거 우리의 친척이었던 침팬지처럼 우리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지요?

이미 현실화해 가는 이 변화, 이제 그 무엇도, 그 어떤 것도 인류를 구해주러 오지 않습니다. 자비로운 감시자도, 집안의 어른도, 위기를 구할 슈퍼히어로도 없습니다. 책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악이 승리한다. 그게 전부다’라며 급격한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해 직장(먹고사는)의 문제나 인간 간의 전쟁, 정치적인 논쟁 등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뛰어난 두뇌가 나타나는 이 시기에 그렇다면 인류가 좀 더 나은 결말을 맞이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정의롭고 번영을 누리는,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결정을 하고 그것 위에 AI, AGI, ASI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류의 이야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리가 좀 더 나은 결말을 써 나가려면 거기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그길로 가는 행동만이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책은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p23) 이런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웃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찰나도 쉬는 날이 없는 지구촌의 전쟁과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무기의 발전, 살인과 약탈, 파괴가 중계되는 지금의 모습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밝아오는 새해라고 말은 합니다만...






저작권자 K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