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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칼럼] ‘바보, 국민들아’ 또 이 나라의 운명을 강대국에 조공할 텐가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10.30 08:57 수정 2025.10.30 09:01

APEC 경주 곳곳에 내걸린 반미·반중 현수막과 시위
부자(정치인)는 망해도 3년 먹고살지만,
국민(군중)은 망하면 그날이 끝이다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APEC이 열리는 경북 경주 곳곳에 반미·반중 현수막이 내걸리고, 편을 나누어 ‘죽이느니 살리느니’ 치고받는 쌈박질이다. 피는 못 속이는 법인가.

조선 제14대 임금인 선조 8년(1575년)에 비롯된 사색당파는 340년간 지속되면서 나라의 운명을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아갔다. 서인에서 비롯된 노론과 소론, 동인에서 비롯된 남인과 북인, 심지어 북인은 대북과 서북으로 갈라섰다.

훗날 역사학자들은 분파의 원인을 이념과 정치노선의 차이로 분석하고 있지만, 탁상학문의 사치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익을 공유하려고 하기보다 독점하려는 욕심이었다. 각 파벌을 진두지휘하던 당파의 우두머리들은 하루 세 끼니로 배를 두둑이 채우기는 기본이고, 수십 명의 머슴과 노비를 거느리는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구가했다. 하지만 그들을 쫓아다닌 국민(군중)들은 하루 한 끼는커녕 편히 누울 집조차 없었다.

부자(정치인)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지만, 군중인 국민은 망하면 망하는 순간 끝이다. 사생당파로 조선의 위기로 치달을 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파고가 몰아쳤지만, 피난을 가거나 죽임을 당했던 이들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그들을 쫓아다니던 군중, 즉 국민들이었다.

그래서 사회학자인 한완상은 “군중으로 살지 말고, 민중으로 살라‘고 훈수하고 있질 않은가. 의식없이 몰려다니는 동물같은 군중이 아니라 의식있는 민중으로 살아야만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호소이다.

APEC이 열리는 이 시간에도 조선의 사색당파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들은 비단 경주만이 아닌 국회에서도 연일 벌어지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 끼어 서로를 ’죽이느니 살리느니’ 쌈박질하는 소외 군중들의 외침이 한탄스럽다.
‘바보, 국민들아’ 또 이 나라의 운명을 강대국에 조공할 터인가.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로 기울면 억울한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정작 국민들, 자신이다.

사대주의적 주장이 아니다. 중국의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철천지 원수지간인 중국 오나라와 월나라의 백성들은 그들을 싣고 강을 건너던 배가 풍랑을 만나자 어떻게 했는가. 싸움을 접고 함께 힘을 모아 배가 강을 건너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았던가.
손자병법과 한비자 등 병서는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달라도 같은 배를 탄 이상 협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은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와 동주공제 同舟共济의 가르침에 주목하라고 가르치고 있질 않은가.

경주 APEC의 결실을 배가시키기 위해 정치권은 힘을 모아야 한다. 정파를 추종하는 세력들도 잠시 삿대질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를 실은 배가 강을 건너 번영의 미래세계로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정파에 휩쓸리는 안타까운 국민들도 자성해야 한다. 부자(정치인)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지만, 국민(군중)은 망하면 그 순간 망하는 법이다. 이러니, 선택해야 한다. 미래를 향해 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망하는 길을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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