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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 선생님과 문해자 교육을 자청한 할머니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고, 점차 2층 역시 빚을 갚고 난 다음 후배 책임자들에 의해 교실을 꾸밀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김천YMCA를 거쳐 대학원에서 사회 복지학을 전공하였지요.)
그 파란만장함이 30년을 흘렀습니다. 지난 10월 22일 형곡도서관 로비에서 30년을 기념한다고 했습니다. 부탁하는 축사에 목이 막혀오는 것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나의 어린 시절’이란 재목의 시는 벅차오르는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은 행복학교라고 개명도 하고 학력 인정도 되지만, 그 누구도 졸업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우리나라 노인 복지의 참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개무량했습니다.
내 나이 13살 때 어머니께서는
나를 남의 집으로 식모살이를 보냈다
(중략
.그때 나는 어머니가 너무 싫었다.
화장실에서 울다 보니
어머니는 집에 가셨다.
차라리 고아원으로 보냈다면
공부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중략)
내가 어머니의 나이가 되고 보니
많이 희석되어 추억이 되었지만...
지금 나는 공부를 할 수 있어
내 아들에게
맛있는 것을 해 줄 수 있어 행복하다.
시적인 운율이나 조형, 전개를 말하지 마십시오. 시라는 짧은 글을 통해서 지나옴을 모두 정리하고 내일에 대한 모습을 만든 모습에서 우리나라 노인 복지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를 짖는 데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글자를 맞추고 구절 다듬기를 정밀하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물을 채득하고 정감 그리기를 미묘하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직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첫째 어려운 일이고
청명하여 기운을 있게하는 것이 두 번째 어려운 일이다.
(다산. 범제집서에서, 조윤제 다산의 문장들, 오아시스, 2025, p114)
그들에게 자서전을 쓰게 하고 싶어집니다. 살아왔던 한 평생을 정리하시라고. 그래서 다시 살아갈 힘과 장식을 나누자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장 현실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
30년에 떠오르는 잔상이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