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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름도 명예도 사랑도 남김없이’...이럴거면 ‘수령 60년 박정희 향나무’, 구미시는 왜 무상 기증받았나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5.10.16 09:42 수정 2025.10.16 09:49

1968년 원평동 선산농산물가공 공장 준공식 참석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기념식수
새마을테마공원 잡목 사이에 덩그러니 이식
기증자 이름이나 내력 등 표지석조차 없어
관리 부실하자 기증자가 정기적으로 관리


↑↑ 새마을테마공원 잡목 사이에 덩그러니 이식한 박정희 향나무 두 그루. 접근하기는커녕 기증자의 이름이나 내력을 알리는 표지석조차 없다.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6]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구미시는 지난 4월 22일 이규원 전 구미시의회 의원이 무상기증한 ‘두 그루의 박정희 대통령 향나무’를 상모사곡동 새마을테마공원에 이식했다.
1968년 11월 11일 원평동 선산농산물가공공장 준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식수한 수령 60여 년의 향나무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다. 박 대통령은 1967년 선산 낙동대교 개통식에 이어 가공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때마다 “ 벌거숭이 산에 나무가 있다 하더라도 앙상한 나무들일 뿐이다. 우리도 남과 같이 잘 살고, 수림이 울창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하곤 했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의 애림철학이 녹아들어 있는 자연보호운동 발상지 구미는 기증받은 ‘박정희 향나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고 역사적인 가치는 계승하고 있나.
하지만 이식한 지 6개월이 지난 10월 15일, 새마을테마공원의 향나무는 잡목 사이에 덩그러니 심겨 있다. 역사적인 기록은 물론 기증자의 이름조차 없다. 잔디밭 중간에 심겨 있어 시민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는 위치다. 뿌리활착제를 주입하고 있겠지, 하는 기대는 사치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없이’ 사실상 방치돼 있다. 오히려 고사를 우려한 기증자가 매월 이곳을 찾아 관리를 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니, 기증자는 수년 전 새마을발상지를 주장하는 청도군청에서 “얼마든지 보상을 해 드릴 터이니, 기증해 달라고 할 때 차라리 기증을 할 걸 그랬나”라는 푸념을 털어놓는다.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가 박 대통령의 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수령 60년 된 향나무’를 제대로 가꿀 의지가 있었다면, 경북도청이 관리권을 갖고 있는 새마을테마공원의 잡목 사이에 향나무를 덩그러니 심어놓을 게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 주변의 공간에 이식하고 역사적인 내력을 방문객에게 알리려는 최소한의 노력 정도는 보여주어야 했다.

이러니, 구미시민들은 “김천시의 반의 반 만이라도 닮아라”는 채찍을 휘둘러댄다. 실례로 김천시 아포읍은 2년 전 읍사무소 앞 공간에 식수한 느티나무 앞에 기증자의 표지석을 세웠는가 하면 모든 나무에 뿌리활착제를 주입하는 등 ‘어린 자식을 애지중지 기르듯’ 가꾸고 있다.


↑↑ 새마을테마공원 잡목 사이에 덩그러니 이식한 박정희 향나무 두 그루. 접근하기는커녕 기증자의 이름이나 내력을 알리는 표지석조차 없다.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6]

↑↑ 김천시 아포읍은 가치가 덜한 잡목에도 뿌리활착제를 주입하는 등 나무 가꾸기에 애정을 쏟고 있다.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6]


⇢ 박정희 향나무에 얽힌 역사적 기록
박정희 대통령은 1년 반 만에 구미를 두 번 방문할 정도로 고향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그 열정의 밑거름이 구미를 산림녹화로 상징되는 자연보호 발상지이자, 산업 근대화의 중심에 서게 했다.

1967년 3월 30일, 구미(선산) 낙동대교 개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벌거벗은 선산 비봉산을 올려다보며 치사를 이렇게 읽어 내렸다.
“착할 선(善) 메 산(山)자인 선산의 비봉산을 보십시오. 벌거숭이 산에 나무가 있다 하더라도 앙상한 나무들일 뿐입니다. 외국은 전부 울창하고 무성합니다. 땅이 좋고 비가 잘 와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일 년 내내 거의 비가 안 오는 땅에서도 훌륭한 나무를 심어서 몇 년 내에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중략) 우리들 당대에는 잘 사는 부자, 울창한 수림을 가진 나라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들 다음 대에 가서는 우리도 남과 같이 잘 살고, 수림이 울창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박 대통령은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흐른 1968년 11월 11일 원평동 선산농산물가공공장 준공식에 참석해서도 산림녹화와 자주에 의한 경제부흥론을 역설했다.
“사업의 타당성, 미래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에 부합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 계획안을 만들어야 하고, 이런 연후에 연고(고향 구미)를 활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중략)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우리 강산을 더 아름답고 쓸모 있게 가꾸어서 후손에게 길이 물려주는 일이야말로 우리 세대의 의무요, 사명입니다.”

그날, 고향 방문을 뜨겁게 환영하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박 대통령은 준공식이 끝난 후 선산농산물가공공장 입구에서 지역 유지들과 함께 기념식수를 했다. 그 나무가 바로 이규원 전 시의원이 부친의 유업을 받들어 가꿔온 두 그루의 향나무이다.

한때 향나무는 역사의 현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984년 시작한 원평택지개발사업의 파고가 선산 농산물가공공장을 허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조합장은 맡았던 이종록 옹이 사업이 준공되기 1년 전인 1987년 지금의 형곡2동 효자봉 기슭 아래에 자리 잡은 본인 소유의 불당농원으로 이식하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부친의 유업을 받들어 두 그루의 향나무를 가꿔온 이규원 전 시의원은 장세용 시장 시절인 2020년 역사적 의미를 담은 박 대통령의 유산을 시민과 함께 기려야 한다고 판단해 구미시에 무상 기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현장을 실사한 2명의 관계 공무원은 이식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24년 구미시는 무상기증하겠다는 이규원 전 의원의 뜻에 따라 현지를 방문했고, 2025년 초 기증를 받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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