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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칼럼·추석명절] 경북 구미에는 그리움 앓으는 마음들이 많다...그 이유가 뭘까?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10.06 10:05 수정 2025.10.06 10:13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공업고를 마친 10대 후반, 가방 하나를 달랑 둘러맨 소년은 버스터미널을 향해 잰걸음을 옮겼다.
그날 새벽, 노년의 세월을 품어 안은 아버지는 작별의 아쉬움을 잔기침에 담아 오래오래 토해냈다. 유년의 정이 스며든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시나브로 늦가을을 떨궈내는 동구 밖에 기대선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상업고나 실업계 고교를 나온 소녀들도 그 소년의 가는 길을 밟았다. 전입시험을 치르고 구미로 향하는 타 시군의 유능한 공무원들도 아버지의 잔기침과 어머니의 붉은 눈시울을 가슴에 담았다.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1970년대 초반, 구미국가산단의 공장 굴뚝이 뿜어내는 연기는 마치 자욱한 안개와 같았다. 구미로 몰려든 소년과 소녀들은 거대한 안개의 강 앞에서 잠시 머뭇대기도 했지만, 때로는 아버지의 잔기침과 어머니의 붉은 눈시울이 밀물지는 곳으로 귀향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가혹하게 몰아치는 그리움을 물리치며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그리고 그 안개의 땅에 뿌린 구슬땀과 애환들은 오늘의 구미국가산단을 일으켜 세웠고, 가정을 꾸리면서 당당한 구미 1세대가 됐다.
1970년대 초반 인구 3만이던 구미시 인구는 50여 년이 흐른 지금, 30만을 넘어 40만 시대에 진입했다. 경북 도내 23개 시군(군위군 포함)과 경남, 충청, 호남, 강원 심지어 제주에서 흘러온 젊은 삶들은 2세대를 꾸렸고, 그 2세대들이 3세대에게 바통을 넘기고 있다.
그래서 구미는 경북이요, 구미는 대한민국이다.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추석명절이면 구미에 그리움을 앓는 마음들이 많은 이유다. 동구 밖에서 떠나는 아들과 딸이 애타던 어머니는 지금도 안녕하실까. 잔기침의 아버지는 또 잘 계실까.
이러한 물음을 자신에게 곱씹어 넣으면서 고향 가는 열차에 몸을 싣던 세월, 버스터미널 외진 의자에 앉아 몇 번씩이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던 설레이던 마음들.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세상은 마치 속도를 내는 차창 밖의 풍경처럼 숨 막히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양반과 상민, 머슴과 노예, 신분제 사회의 조선과 그 조선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지우려고 우리는 무던히도 많이 싸웠다. 아버지의 말이 곧 법이던 가부장제 사회, 한 번의 대면 절차 없이 아버지의 뜻에 따라 행해지던 결혼 풍습, 그게 싫었던 삶들은 마치 난민처럼 그 세상을 탈출했다.

하지만 그 세상을 빠져나온 이들 혹은 우리는, 우리들만의 자유를 구가했다. 그 자유의 함성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를 출산했다. 그 세태 속에서 추석명절은 타파해야 할 관습법이 됐고, 부모 모시기와 결혼, 자녀 출산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됐다.
너무나 미국을 닮아버린 대한민국.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아니다. 동구밖에 선 노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많을수록, 늙은 아버지의 잔기침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간절함이 깊을수록 우리는 우리만의 아름다운 세상을 가꿔나갈 수 있다.

그리움 앓는 마음들이 많은 경북 구미, 이제 구미가 그 아름다운 세상을 가꿔나가는 중심지대에 둥지를 틀어야 할 때이다.
고향 가는 길. 코스모스 곱게 핀 굽잇길을 따라 걷던 삶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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