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

[기획]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보수의 둥지 경북 구미...민주당 3선 시의원 시대 열리나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9.30 10:45 수정 2025.09.30 10:49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김경홍 기자] 2025년 9월 30일 현재, ‘2026년 6월 3일(수) 전국동시지방선거 D-246일’, 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일부 인사들은 각종 모임의 기회를 빌려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마치 들불처럼 확산할 양상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포인트 중 하나는 보수의 둥지로 알려진 구미에서 민주당 소속 3선 시의원 탄생 여부다. ‘어쩌다 한두 번 당선은 있을 수도 있는 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튼실한 보수의 둥지 구미’에서 민주당 소속 3선 시의원 선출은 이변에 가깝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8~9%대에 머물던 구미의 진보 표심,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김대중 후보의 선산군(지금의 구미시) 득표율 8.2%(박정희 후보 87.4%)의 흐름은 30년 넘게 유지되면서 정형화되다시피 했다. 이러한 정치적 토양 속에서 진보정치가 뿌리를 내린다는 건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9대 구미시의회는 민주당 5명, 국민의힘 20명 등 정수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민주당 의원은 재선의 김재우 의원(형곡동·송정동·원평동)과 이지연 의원(양포동), 초선으로 이상호 의원(인동동·진미동), 신용하 의원(산동읍·장천면·해평면), 추은희 의원(비례, 출마 예상 지역구 고아읍) 등이다.
김재우 의원은 한때 시장 후보군으로 타천 거론됐으나 시의원 출마에 뜻을 두고 있고, 이지연 의원은 3선 시의원 겨냥 혹은 도의원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다.

2026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 속에서 치른 2018년 지방선거와 유사한 상황에서 치러진다. 오히려 윤석열 탄핵 여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치를 2026년 선거 전망은 상대적으로 더 짙은 먹장구름이다.
2018년 선거 결과는 시장 더불어민주당 당선 (민주당 후보 40.79%, 자유한국당 후보 38.69%) ) 도의원 6명 정수 중 더불어민주당 3명, 자유한국당 3명 시의원 정수 23명(비례대표 포함) 더불어민주당 9명, 자유한국당 12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이었다.

 


↑↑ 지난해 6월 4일 구미코에서 진행된 대선 개표 현장.
[사진 k문화타임즈.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2]


→진보성향으로 출발한 구미정치
해방 직후인 1948년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최고재건회의 의장으로 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한 1961년까지만 해도 구미정치의 흐름은 진보적 성향이었다.

제헌 국회가 개원한 1948년부터 박정희 대통령 등장 이전까지 구미정치는 일본대를 종퇴한 후 귀국해 농민운동을 주도하다가 투옥된 의병운동과 독립운동가 출신의 옥성면 주아리 육홍균, 진보성향의 진우연맹 사건으로 3년의 징역형 선고를 받고 투옥된 김윤환·김태환 의원의 부친인 김동석, 선산보통학교 시절 3·1운동에 참가했다가 투옥의 시련을 거친 신준원, 박정희 대통령의 형인 박상희와 진보성향의 구미소비조합을 결성한 김우동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무렵 구미정치를 이끌던 육홍균, 신준원, 김우동, 김동석, 김봉환 5인방 중 보수성향은 일제강점기 조선변호사 시험 합격 후 변호사를 지낸 김봉환이 유일했다.

이러한 추세가 전환기를 맞은 것은 1961년 6월 구미 출신 44세의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명함을 앞세워 정치계로 진입하면서였다.
2년 후 치른 1963년 제5대 대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득표한 선산군(지금의 구미시)의 72.6%는 선거를 거듭하면서 상향적으로 고정화됐다. 1967년 제6 대선에서 79%를 득표하더니 민주당 김대중 후보와 맞대결을 펼친 1971년 제7대 선거에서의 선산군 득표율은 87.4%로 정점을 찍었다. 반면 김대중 대통령의 득표율은 8.2%에 불과했다.

→보수의 철옹성 구미, 진보정치는 사글세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구미갑·을구 후보는 보수정치의 안방에서 30%대의 득표율을 마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구미을구 김현권 후보가 35.69%를 득표하며 경북 13개 선거구 중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는가 하면 구미갑구 김철호 후보는 31.68%의 득표율로 1위 구미을, 2위 포항시 남구 허대만 후보의 34.31%에 이어 3위를 마크했다.
하지만, 이들 두 후보는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어 22대 총선에 도전했으나 21대보다 낮은 득표율에 머물렀다.

구미시와 선산군이 별도로 살림을 차린 1985년 제12대 총선까지만 해도 두 시군은 인근 지역인 칠곡군, 군위군과의 통합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제의 선거구에서 2명의 의원을 선출했다.
사실상, 구미 진보정치의 태동기는 구미시와 선산군이 구미시로 통합한 1995년 이듬해 치룬 1996년 15대 총선이다.

구미갑구와 을구로 분구해 치른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윤상규 후보는 4년 전 실시한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중당 간판을 들고 출마해 득표한 27.10%를 발판 삼아 재도전했다. 당시 구미갑구에서 김철호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4년 후인 2000년 16대 총선에 재도전했다.

따라서 구미 진보정치는 윤상규, 김철호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윤상규는 정치세계와 담을 쌓았다. 반면 1996년 이후 17년 가까이 정치 세계와 담을 쌓은 김철호 후보는 2018년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 경선 출마를 시작으로 정계에 복귀한 후 2020년 21대 총선에 이어 2024년 22대 총선에 연거푸 도전장을 냈다. 30년에 걸친 도전의 역사다.

보수의 중심지 구미에 진보정치가 족적을 남긴 시기는 2004년 17대 총선이었다. 당시 구미갑구에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간판을 내세워 출마한 조현국 후보는 27.52%를 득표했으나, 57.74%를 얻은 한나라당 김성조 후보에게 패했다.

구미 을구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추병직 후보가 40.31%를 득표하면서 경북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맞상대는 54.39%를 득표한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였다.
선거초반까지만 해도 두 후보는 혼전양상이었으나, 선거 막판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선산오일장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선거 이후 김태환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 위원으로 활동했고, 건설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추병직 후보는 건설교통위에서 자주 만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어진 2008년 18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에서 진보정치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진보성향의 민주노동당 최근성, 민주통합당 안장환·이지애, 통합민주당 구민회가 명함을 내밀었으나, 20%대에 크게 밑돌면서 진보정치의 존재감은 위축됐다.

물론 2016년 20대 구미갑 총선에서 민중연합당 남수정 후보가 38.08%를 득표했으나, 구미의 진보정치권과는 소원한 비토착적 성격이 짙었다. 따라서 38%대의 득표력은 진보정치의 부각 성향보다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에 기인했다.

구미에 진보정치가 구체적인 프레임을 마련하고, 기초 기반을 닦은 시기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의 시장 당선과 함께 도·시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였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치른 2020년 21대와 2024년 22대 총선에서 구미 갑구 김철호 후보는 각각 30%대 초반과 20% 후반대의 득표력을 보였다. 구미을구 김현권 후보는 또 30%대 중반과 30% 초반대의 득표력을 보였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라는 시어는 문학의 세계에서만 인정되는 표현에 불과하다.
때가 되면 보수정치가 진보에게 패하고, 진보정치는 보수에게 패하는 법이다.
특히 정치세계에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치이며, 영원한 보수도, 진보도 없는 이치이다. 불완전한 인간이 주도하는 정치는 변화무쌍할 수밖에 없는 한계적 생물이어서 그렇다.
그래서 2026년 구미 지방선거 결과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저작권자 K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