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억척의 길을 고집하는 정치 인생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9대 구미시의회 25명 의원 모두 그러한 삶을 택한 주인공들이지만 그중에서도 박세채, 장세구, 김춘남, 이명희, 김영태 의원은 인상적인 정치 여정을 걸어왔다. 수십 년에 걸쳐 역경을 극복한 삶의 단면이 평범하지 않은 탓이다.
낙선과 당선이라는 굴곡의 능선을 넘나든 이들의 세월이 짧지가 않다. 짧게는 14년, 길게는 20년이다.
낙선과 당선을 포함해 박세채 의원 5선(낙선 2·당선 3), 안주찬 의원 4선(낙선 1·당선 3), 장세구 의원 4선(낙선 2·당선 2), 김춘남 의원 4선(낙선 1·당선 3), 이명희 의원 4선(시의원 낙선 1·도의원 경선 낙선 1·시의원 당선 2), 김영태 의원 4선(낙선 3·당선 1) 등이다.
절망과 환희가 교차한 순간들, 들여다보면 그 세월의 풍광은 주마등 같아만 보일 것이다. 사실상 이들은 모든 열정을 청년기와 중년기에 모두 쏟아부었다. ‘돈이 만능’처럼 정형화한 세태 속에서 명예(봉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의 삶이 때로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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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작가 조경래.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7=k문화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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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과 당선, 절망의 늪을 극복한 정치 인생7전 8기의 주인공 중 가장 앞서 역경의 길을 택한 이는 박세채 의원이다. 20년 전인 2004년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등원한 그는 2008년 지방선거 당선 후 산업건설위원장에 선출됐다.
고도제한 완화 등 봉곡지역의 대형 현안을 처리하면서 봉곡동 대표 정치인이라는 평을 얻었으나, 2014년, 2018년 선거에서 내리 낙선했다. 하지만 10여 년의 고독기를 거친 후인 2022년 선거에서 당선돼 살아 돌아왔다. 그해 산업건설위원장에 선출됐다.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장세구 의원은 2010년과 2014년 시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연거푸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증을 품어 안은 그는 여세를 몰아 2022년 선거에서 당선된 데 이어 부의장에 선출되는 성공사를 썼다.
강승수·김낙관 시의원이 적을 둔 구미고 선배로 ‘65세대’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로 평가된다. 재선의 구자근 국회의원의 당선에 힘을 보탰고, 사무국장을 겸직하면서 구 의원이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는 또 다른 평가도 있다.
김영태 의원은 모진 한파에도 굴하지 않는 전설적인 ‘7전 8기’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2010년 보수정당으로부터 받은 공천장을 선거 막판에 반납해야 했던 악몽에 개의지 않고 무소속으로 도전했지만, 여론은 야박했다. 이어 2014년, 2018년 선거에 연거푸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선거구인 선주원남동과 도량동을 도배하다시피 하면서 주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0년, 2014년, 2018년 선거 때마다 하얀색 옷을 입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백의 철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초선이지만 동료의원들로부터 당선과 낙선을 포함한 4선 의원(?) 의원으로 평가돼 9대 전반기 운영위원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2010년 비례대표로 등원한 김춘남 의원은 이어진 2014년 선거에서 지역구로 말을 갈아타고 도전장을 냈으나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2018년과 2022년 선거에 내리 당선되면서 구미시의회 사상 최초 여성 출신 3선 의원의 기록을 썼다.
재선 시절 이정임 전 의원에 이어 구미시의회 사상 두 번째 여성 출신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김 의원은 9대 전반기 부의장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허호, 허복, 김택호, 정영진, 김상조 전 의원의 대를 이어받은 임오동·상모사곡동 대표 정치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명희 의원은 2010년 선거에 당선되면서 구미시의회 여성 대표 정치인의 자리에 올랐다. 이어진 2014년 선거에서 재선 도전장을 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설상가상이었다. 2018년에는 도의원 선거를 겨냥해 경선에 나섰으나 여론조사 결과 간발의 차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22년 선거에 당선되면서 재선 의원이 되기까지는 10년간의 고독한 세월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2022년 선거에 당선된 이 의원은 여세를 몰아 이정임 전 의원, 김춘남 의원에 이어 구미시의회 사상 여성 출신 세 번째 상임위원장에 선출되는 의정사를 썼다.
9대 의회 의원 중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의지를 굳힌 여성 의원은 김춘남·이명희·이지연·추은희·이정희 의원 등 5명이다.
정치세계만큼 비정한 세상도 없다. 당선되면 환희의 주인공이 되지만 낙선되면 고독과 절망, 심지어 삶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실례로 구미시의회 재선 의원을 지낸 A 전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 후 후유증을 겪다가 세상과 별리했다. ‘마라톤 선거 운동’으로 잘 알려졌던 B 전 의원 또한 시의원 선거 낙선 후 후유증으로 세상을 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7전 8기 주인공들의 삶이 영롱한 까닭은 절망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희망을 낚아 올렸기 때문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년 6월의 지방선거, 이들은 오늘도 절망과 희망으로 극명하게 갈라서는 표심의 현장을 향해 현관문을 열어젖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