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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칼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K-문화타임즈 기자 입력 2025.08.06 12:42 수정 2025.08.06 13:35

구미의 지금을 벗어나는 방안 제시 1
김영민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 /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이 탄생시킨 행동경제학에 돌아갔다. 작게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고를 때 어떤 심리에서 비롯되며 단순해 보이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만드는 요소와 거기에 걸맞은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논리와 그 전개과정, 나아가 이론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자기논증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크게는 인간의 사고방향, 신념, 나아가 정치적인 결단이나 행위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인간이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직관적인 규칙이나 단순한 전략’을 ‘휴리스틱 heuristic’라는 말로 설명한다. 그다 제시한 주요 휴리스틱은 ‘첫째 두꺼운 안경을 쓰고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수학자나 과학자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특정범주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특성(대표성)’.
둘째, 뉴스에 비행기 사고를 보고난 다음 비행기가 일반 자동차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가용성)’
셋째‘ 동일한 사안에 대한 판단을 요청받을 때 처음 주어진 값에 의존하는 경향(기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는 가정과 설명이 최근의 뇌 과학자들의 실험을 통해서 알려졌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뇌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선택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위험과 보상을 고려해 판단하는 내측전전두엽이 활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MRI로 증명(최정균, 『보수본능』, ㈜동아시아, 2025. P59~62 갈무리)하여 사회학적인 판단이나 사고와 행동의 연결은 뇌의 작용에서 비롯됨을 확인하게 되었다.

풀어보자면 인간의 작은 물품 구입에서부터 정치적인 좌우익의 본능까지 모든 삶의 부분에서 사회학자, 뇌 과학자들의 증명처럼 ‘절대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추정되는 사안을 눈에 바로 보이거나’, ‘언론에서 혹은 뉴스라며 떠돌던 말’처럼 쉽게 인지되어 있던 사항, 내지는 관념적, 통상적인 견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자료를 통한 연구의 결과보다는 심리적 구두쇠 이론이나, 사회심리학자 아리 크루글란스키 Arie Kruglanski가 제시한 ‘인지적 종결욕구에 따라 불확실한 상태를 빨리 벗어나려 함으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손쉽게 결론을 내리는 습성이 인간에게는 존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서론으로 너무 길었다. 그러나 분명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에서 우리의 뇌와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 내는 위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야기를 개인에서 좀 더 넓혀보자. 그렇다면 구미라는 우리 동네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으면서도, 방향에 대한 방식을 무엇일까?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우익의 최첨단 보수(길이름도, 체육관 이름도 이제는 박정희공항 운운하는 도의원의 도정발언도 있었다, 기승전 박정희로 끝나는 우매함)의 도시가 구미의 모습이 아닌가?

국가 산업 공단도시?,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의 무게에 따라 판단은 결정된다는 인식의 팽배(선거 시기만 되면 앞장서서 외치는 말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라느니, 기업을 유치하겠노라는 헛소리 잔치, 또 전부는 아니지만 구미 토박이들, 특히 아무 쓸모도 없다던 자갈밭이라도 있었던 사람치고 부동산으로 지금 부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는 풍문)하다. 즉 구미는 보수우익의 본산이요 돈이 최고로 추앙되며 돈을 벌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으뜸이라는 생각이 구미의 지금을 형성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1세기 중반을 향하는 이 시점에서 과연 구미의 방향을 이렇듯 한계를 지니면 그만인가?

임제 선사의 선종 어록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을 생각하자 즉 ’(지난날의)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이나 권위에 얽매이지 말고, 주체적인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 의미‘(AI 답변)라면 고 박정희대통령에 얽매이지 말고 새롭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모습을 반드시 지향해야 할 것이다. 서울 왕산로(동대문에서 청량리까지의 도로), 서대문 형무소 첫 번째 사형수, 등으로 전국에서 추앙하는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의 일가와 특히 좀 과장하면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이육사의 시에서도 빛나는 허형식 장군이 태어난 독립영웅들의 고향이라는 모습을 되새겨 보라. 이들을 통해 민족을 다시 살리는 구미를 꿈꾸어 보라.

동시에 잿빛 건물과 공장으로만 연결되던 모습에서 이제는 산업의 형식이 문화와 연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21세기 지금을 생각하자.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인식의 방식이 결정되는, 즉 스토리 텔링이 가능한 곳이 늘어가는, 점점 더 많아지는 곳으로 거듭나려는 노력만이 지금의 난국(인구의 감소, 산업의 부진, 경제활동의 축소 등)을 벗어나는 한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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