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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칼럼] 밥상 앞에 앉았지만 밥은 없고 깨진 그릇만...‘자신만 살아남겠다’는 한심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7.21 13:56 수정 2024.07.21 15:08

[K문화타임즈 = 발행인 김경홍] 4·10 총선 패배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김건희 여사의 논란이라는 무거운 짐을 실은 배가 7월 23일 국민의힘 당대표 전당대회 일을 향해 노를 젓고 있다. 하지만 강 한복판에 이를수록 몰아치는 풍파가 심상치 않다.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 여론조사팀 운영, 김건희 여사 읽씹 (무시) 논란의 삽질을 하면서 오가야 할 건널목에 앙금의 골을 파놓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머릿속엔 그 흔한 오월동주의 가르침조차 없는 듯하다.
몰아치는 풍파가 배를 뒤집히려고 하자,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이 적개심을 잊고 함께 노를 저어 위기의 강을 건넌 오월동주(吳越同舟)의 평범한 교훈조차 망각한 이들에게 당원들이 미래의 운명을 맡길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이들에겐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고래적 수사조차 먹혀들지 않는다. 참 기이한 현상이다. 기초적인 보수의 철학조차 없는 까닭이다.
이러니, 온통 보수의 세상이 안개 속이다. 내일의 삶을 기대하기는커녕 아득바득 살아가는 현재의 길 위에 안개가 자욱하다. 누군가는 그 안개를 걷어내 주어야 하련만, 오로지 자신들뿐이다. 배가 뒤집히면 ‘자신만 살겠다’고 탈출할 모양새다.

‘(중략)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후략) <기형도의 시, 안개 중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자영업 폐업 신고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전에 견줘 역대 최대 폭인 약 12만 명이 급증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 등이 원인 제공자로 꼽힌다.
15일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자영업자는 98만 6487명이다. 연간 폐업자 수는 2019년 92만 2159명에서 2020년 89만 5379명으로 줄어든 뒤 2022년까지 80만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여파가 몰아친 지난해에는 100만 명에 가깝게 수직 상승했다.

7월 23일 전당대회를 향해 가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코로나19가 휩쓴 거리에는 출입문을 폐쇄한 상가가 즐비하다. 문 닫힌 상가 앞에 무너진 서민들은 밥을 달라고 아우치는데, 후보들이 내놓은 밥상에는 밥은커녕 깨진 그릇만 나뉭근다.

몰아치는 풍파가 배를 뒤집히려고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당 대표 후보들은 적개심을 잊고 함께 노를 젓기는커녕 ‘아차 하면 혼자 배에서 뛰어내릴 판국’이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을 식솔처럼 여겼다면 윤석열 정부는 한파로 오들오들 떠는 민생의 안방에 가장 먼저 장작불을 댕겼어야 했다. ‘잘사는 계층을 더 잘살게 하는’ 반서민적 국정 운영 철학에서 탈피해 적어도 울어대는 서민 계층에게 적어도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겠다’는 국정 기조로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국민의힘 당 대표로 나선 후보들은 이러한 국정기조를 비판하면서 민생과 함께하는 공존공생의 철학을 설파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몇몇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용비어천가를 부르지 않는 또 다른 후보에게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뒤집어씌었다.

존재의 본질인 생명을 제외하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한다는 것은 삶의 증거이다. 따라서 ‘자신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지도자’는 변화의 가치에 무게를 둬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실천적 변화의 가치관에 힘입어 인류는 진화, 발전되어 왔잖은가.
그릇됨을 그릇되었다고 비판하기는커녕 ‘너 죽고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용비어천가를 편곡하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한심스럽다. 마치 ‘멱살잡이 구슬치기’를 하는 그들이 ‘물가에 내어놓은 애들’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므로 당원이나 국민은 현명해야 한다. 동물적 본능으로 떼 지어 다니는 군중에서 벗어나 확고한 자신의 가치관으로 자신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민중’으로 진화해야 한다.

‘ (중략)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을 겨눈다. 상처입은 몇몇 사내들은/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기형도의 시, 안개 중에서>’

함께해 온 민심이지만 실망한 그들은 한번 떠나면 좀체 돌아오지 않는 습성을 지닌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잖은가. 생사고락을 함께하겠다는 지도자의 외침이 형식에 머물면 머물수록 민심은 점점 멀어지는 법이다. 남을 위해 살려는 가치관이 없다면 정치를 접어야 한다.

후배 정치인의 행태를 지적하는 몇몇 지자체장을 위시한 선배 정치인들의 훈수 역시 건전한 비판이 아닌 비난 일색이다. 이들 역시 ‘나만 살아남겠다’는 야심작을 쓰고 있다. 이대로 가면 강을 건너기도 전에 배가 침몰한다.
오월동주의 교훈조차 망각한 국민의힘 지도자들의 소탐대실, 참 안타깝다. 보수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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