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귀에 실을 꿰어 달라던
눈 먼 어머니
객지로 나가는 아들이
마냥 안쓰럽던 어머니가
호롱불 밑에서 터진 양망을 깁던
그때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선잠에서 깨면 스쳐 지나는
깊은 산에
불빛 한점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릴 수 없는 것이 삶이다
김경홍(K문화타임즈 발행인), 시인·소설가(1994년 신춘문예 소설 당선, 계간 자유문학 시 신인상 당선 등단)
* <한미 현대시> 한국 대표 시인선에 수록하고, 루마니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