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 발행인 김경홍] 뜨겁게 내리쪼이던 여름도 한풀 꺾인 8월 중순, 복학을 하는 아들을 김천구미KTX 역에 배웅하고 구미로 향하는 승용차의 라디오에선 정쟁이 한창이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대회 파행을 두고 윤석열 정부 탓, 문재인 정부의 탓으로 맞서는 정쟁은 차 안을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게 했다. 떠나보내는 아들을 그리는 모정의 이맛살에 파도가 쳐댔다.
그녀를 기른 유년도 그랬다. 대문을 나서는 등 뒤에선 어머니를 향한 아버지의 삿대질과 맞서는 어머니의 고성으로 유년의 등굣길은 휘청였다. 하루하루 버텨내기가 살얼음판이었다. 그 당시 만일 그 부모가 지혜로웠다면 사사로운 감정을 이겨내고 자식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을 것이다.
구미시 봉곡동으로 들어선 여성은 깜박이는 경고음을 쳐다보며 주유소로 향했다, 리터당 1,732원 하는 주유소를 건너뛴 여성은 8백여 미터나 떨어진 1,725원의 주유소에서 차를 멈춰 세웠다. 리터당 7원을 아끼려는 그 작은 새우 한 마리가 얽히고설킨 길을 헤쳐 달리는 동안 라디오 안은 여전히 고래 싸움이었다.
진보냐, 보수니를 두고 삿대를 빼대는 정치권은 힘없는 새우들에겐 생존권을 위협하는 잔인한 살해 행위이다. 새우들에겐 오로지 주저앉은 삶을 일으켜 세우고 함께 걸어가는 따스한 손길이 필요할 뿐이다.
진정한 정치는 사사로운 감정을 팽개치고 공익을 우선할 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2390년 전 요임금은 백성들과 같은 초가집에 살았다. 굶는 백성이 있으면 식사하지 않았고, 추위에 떠는 백성이 있으면 같이 떨었으며, 죄지은 사람이 있으면 처단하지 않고 괴로워했다. 왕위에 있으면서도 새벽이 나가 농사를 짓기도 했다.
권력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치 철학은 요임금이 재위하는 50년 동안 태평성대를 이뤘다. 한자를 만들 만큼 문화 융성도 구가했다. 나이가 들자, 자질이 없는 아들 단주를 물리치고 왕위를 순위라는 현자를 불러 보위에 물려준 것도 공익에 우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 백성이 왕을 추앙하고 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태평성대였다.
고래들이 이념 논쟁, 탓 공방하며, 싸워대는 틈바구니 속에서 힘없는 새우등이 터져나가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눈 부릅뜬 민생의 노여움을 가슴 속에 들여놓아야 한다. 그래야 민생이 있고, 정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