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김경홍] 8월 5일 새벽 구미시 봉공 성당의 후미진 골목, 폐지를 가득 실은 80대의 노인이 쓰러졌다는 전화가 구미시청 모 과장으로부터 걸려 왔다. 인접한 신문사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가 제보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그날 새벽, 과장은 우유와 빵으로 쓰러져 가는 80대의 빈약한 황혼을 일으키고 있었다. “잠이 오질 않아 아내와 함께 새벽길을 차행하는 참”이었다고 전했다. 과장의 지갑에는 현금 2만 원, 기자에겐 5천 5백 원이 전부였다. 80대 어르신은 부모가 행방불명된 손자‧손녀가 점심을 걸렀다며, 편의점으로 휘어진 어깨를 휘영청였다.
무더위가 야단법석인 8월, 70~80세의 노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허카 폐지로부터 부모없는 손자‧손녀의 세끼를 의탁한다. k문화타임즈가 지역별 단체장들의 협조를 얻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새벽 시간대에 폐지를 줍는 황혼의 노인은 80여 명이다. 이들은 폐지를 팔아 얻는‘일일 수익금 4~5천원’으로 어린 손자‧손녀들의 세 끼를 해결해 나간다.
구미시는 여름 무더위와 새벽 시간대와 맞서는 생존의 안전, 건강 문제를 시책 현안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아파트 단지에는 폐지 창고가 있고, 특정업체에 폐지 수거를 맡기고 창출한 이윤을 ‘쓰레기 종량제 봉투’ 배분 형식 등으로 입주민에게 환원하고 있다. 사실상, 입주자들에게 돌아오는 환원금은 말 그대로‘껌값’이다. 따라서 구미시가 읍면동 별로‘아파트와 폐지 줍는 노인과의 자매결연’형식을 빌려 도움을 주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구미시가 새벽 길에서 폐지줍는 노인을 만나 고충을 들어보고, 그 답안을 아파트‘폐지 창고’로부터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상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