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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편지/ 삶- 병동 앞 새벽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2.10.09 01:21 수정 2022.10.09 02:25

시인 김경홍


서울 사람들은 늘 바쁘다
아내를 살리려고 아니면
내가 살려고 저러는 것일까

새벽 여섯시
저들은 왜 저리도 바쁠까
잠시 생각을 하다
생각을 하다가
그들이 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들은 뛰는데
난 지금
여기 왜 서 있는가

 

늘 서 있음이
도라는 그녀

 

40년 문학을
도를 닦아온 나도
모르겠다

지금 여기
나는 왜
서 있는가

 

길들여진 

버릇이다

 

내 어미가 아비가 

동생들이 보이고 

그들을 만나려고 

돌아서 가는 것이다   


마음이 울컥하다

망상의 알맹이일까 

 

그럴까 

그들처럼   

어제 그런 말을 했다
도를 닦는 지인이 졸혼을
하라고 하더라네

 
문경 어디선가
수년 도를 닦는다네

 

수십년 도를 닦아온 

나도 모르겠다 

 

아들과 남편을 보내고 

도를 닦는다는 그 사람

 

성철 스님은 

가르친다

인연을 멀리말라

인연을 끊으려 말라

 

그녀는

성철 스님을 가르친 

전생의  성인일까

 

멀리 산 능선

달빛이 떠 있다

 

내가 살던

곳으로 내려오는 길
병원에선 무탈이란다

 
그녀에게
버스 안
나는 없었다


늘 하던 습성처럼

 

나는 혼자였다 

트라우마일까 

 

그 곳에 이십대의 내가 

있었다 


딸에게 카톡을 했다


하나씩 멀어지면서
멀어져가면서
홀로가 되는 것이다
삶은

학문적
종교적이 아니라
삶은
생존경쟁이 아니라
삶은

   
혼자가 되는 것이다

늘 혼자인 것이다 

그렇게 산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것이다

 

삶은 

늘 그렇다 

구름처럼 

 

먼 산 

나무가 

 

저 홀로 

피우 듯

맺히고 

 

떠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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